[시승차봇] 렉서스 ES 300h, 좋은 차의 조건

차봇매거진
2021-10-12

2021년 10월! 렉서스코리아가 갓 출시한 신형 ES 300h를 시승했어요.

지난 2018년 풀 체인지 된 7세대 ES의 부분변경 모델이에요.


와~, 렉서스 ES가 벌써 7세대나 됐던가요?

하긴 1989년 토요타의 신생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가 북미에서 처음 출범했을 때 나온 차가 LS 400과 ES 250이었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당시 토요타 캠리를 약간 수정해서 만든 차가 ES였던 탓인지, 2001년 국내 판매를 시작한 이후로도 항상 캠리와 비교해가며 의심의 눈초리로 봐왔던 것 같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ES는 렉서스 라인업에서 유일한 앞바퀴굴림 세단이라는 특징이 있는데요.


한참 후 렉서스를 본보기 삼아 출범한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경우 ES에 해당하는 모델을 갖고 있지 않죠.

앞바퀴굴림 차의 실용적인 구성에 렉서스 특유의 정숙성과 승차감, 신뢰성, 품격을 더한 ES는 렉서스의 주력 모델로 안착했고, 이제 ES 없는 렉서스는 생각하기 어려울 지경이에요.


특히 한국시장에선 현재 전체 렉서스 판매의 60%를 차지하는 주력 모델이구요.

(과거 70~80%였으나 렉서스도 SUV 인기로 세단 판매 비중이 낮아진 거죠.)


렉서스코리아는 그런 ES를 이번 세대부터 하이브리드 모델, 즉 ES 300h로만 팔고 있는데요.


토요타는 1997년 세계최초로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출시했고, 이후 기술 혁신과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결과 2020년 하이브리드 누적 판매대수가 1600만대를 넘어섰어요.


현재 토요타의 글로벌 판매대수 20% 이상을 하이브리드가 차지하고 있구요.

렉서스코리아의 경우 2006년 우리나라 자동차시장 최초로 하이브리드 모델 RX 400h를 출시, 국내 친환경차 역사에 한 획을 그었죠.


지금까지 한국에서 판매된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은 8만대에 달하고, 올해 기준 렉서스가 판매중인 모델의 99%가 하이브리드라고 해요.


아무리 친환경차, 전동화를 거스를 수 없는 요즘 자동차업계라지만 그 중에서도 아주 독특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죠.


이와 관련해 토요타(렉서스)코리아 타케무라 노부유키 사장은 “한국 고객들이 렉서스 하이브리드카의 우수성을 가장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어요.

앞서 언급한 국내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 누적 판매대수 8만대중 5만대는 ES 300h였어요.


ES 300h는 2012년 국내 첫 출시 이후 렉서스의 핵심모델로 8년 연속 수입차 하이브리드 부문 베스트 셀링 카였죠.


올해 7월까지 ES 300h 누적판매대수를 가솔린 모델 ES 350과 비교해 환산하면 410만톤의 CO2(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 셈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배경 덕분에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우리나라 저공해차(LEV) 보급목표를 여유롭게 초과달성하고 있기도 하구요.

저공해자동차 2종 렉서스 ES300h

이번 세대 ES300h는 캠리, 아발론처럼 토요타의 (당시) 최신 GA-K 플랫폼을 사용한 게 특징이에요.


트렁크에 있던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뒷좌석 아래로 이동시킨 것을 필두로 여러 부분이 크게 달라졌는데요.


길이 75mm, 휠베이스 50mm 등 구형과 비교해 차체가 대폭 커졌고, 디자인 면에서도 여유로운 분위기를 반영해 호응을 얻고 있어요.


앞서 앞바퀴굴림의 장점을 언급했지만, 신형 ES 실내는 수치상 앞뒤 좌석 머리와 다리 공간이 현재 플래그십 모델인 LS보다 클 정도에요.

‘도발적 우아함’을 콘셉트로 한 차체 디자인은 이전보다 낮고 넓은 느낌이 강조됐고, 뒤쪽은 쿠페 맵시로 보는 각도에 따라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했죠.


이번 페이스리프트모델은 인상이 그대로에요. 별로 손댈 부분이 없었다는 뜻인데요.


더욱 입체적인 형상으로 바뀐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 패턴 정도를 차이로 들 수 있어요.


먼저 소개한 플래그십 모델 LS의 부분변경과 비슷한 내용이죠.


기존 고객과 예비고객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변경 폭이 아닐까 싶네요.


참고로, 이번 세대 ES 데뷔 당시 세계 최초 양산 기술로 화제를 모았던 디지털 아우터 미러는 이번에도 적용되지 않았어요.

실내에서는 기존 12.3인치 중앙 화면에 터치 기능이 추가되면서 화면 위치가 시트 쪽으로 112mm 전진했어요. 손가락이 닿기 좋도록 말이죠. (이것도 LS 부분변경과 같은 내용)


아, 염려 마세요. 럭셔리 자동차의 상징, 아날로그 시계는 건재하니까.


내비게이션 등의 조작이 한결 편리해졌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스마트폰 등 휴대기기에서 익숙한 손가락 움직임 그대로는 조작이 되지 않더라구요.

차량 주변을 360도 애니메이션으로 훑어볼 수 있는 기능도 내비게이션과 마찬가지로 화면이 구려서 화질이 떨어져서 감동이 덜해요.


차가 조금이라도 움직일 때는 내비게이션 조작이 되지 않는 것도 여전하고, 음성명령은 오직 전화 관련 기능에 한정돼있어요.


최근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신차 출시와 함께 이런 부분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 한국화한 상태라 어쩔 수 없이 비교되더군요.

한편 ES300h 변속기레버는 전통적인 조작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요즘은 평범한 파워트레인의 차들에도 SBW(전자식 변속레버)가 적용되는 추세인데, 정작 자동차 전동화의 선구자인 브랜드가 너무 보수적이지 않나 아쉬움이 있거든요.


그런데 막상 ES300h 시승을 마치고 SBW가 적용된 최신 볼보 SUV로 옮겨 타보니 전통적인 기어레버의 심적 편안함, 편리함, 안전함이 확실하게 체감되더라구요.


익숙해질 필요가 없는 익숙함이죠.

물론 그만큼 신선한 맛은 떨어지고, 실내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인데요.


고급차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마감재질과 디자인 또한 여전하거든요.

내부장식은 고급감을 높인 블랙 월넛, 세미아닐린 천연가죽을 사용했고, 헤어라인 스타일 마감과 글로시 블랙 조합을 적용했어요.


뒷좌석 중앙 팔걸이에 실내 온도조절, 오디오, 뒷유리 햇빛가리개 조작부를 달아 분위기가 고급스럽고, 이그제큐티브 트림에는 17 스피커 마크레빈슨 오디오도 있어요.

배지가 주는 상징성을 중시하는 이들은 ‘이 가격에 왜 이 차를 사?’ 할 수도 있지만, 막상 렉서스 ES300h 실내에 탑승해보면 같은 가격대 독일차 등 경쟁모델들보다 우월한 부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죠.


렉서스가 인이 박이도록 말하는 ‘최고의 환대(오모테나시)’가 무엇인지 말이에요.


아,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것, 젊은 분위기를 원한다면, 이번에 국내 시장 ES에는 최초로 도입된 F스포츠(F SPORT) 모델도 좋아요.

굳이 렉서스 ES300h를 스포츠 패키지로? (가격표를 보면 더더욱) 갸우뚱하게 되지만, 일상에서의 편안함을 추구하되 품위 있는 스포티함을 지향한 모델이라고 하니까요.


ES가 국내에서 워낙 잘 팔리는 모델인 만큼, 기존 고객층뿐 아니라 보다 젊은 층(마음만 젊은 경우 포함)에게도 어필할 수 있도록, 그리고 ES, 더 나아가 렉서스 라인업에 젊은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기획된 모델인 것 같아요.

참고로 시승차와 같은 최상급 ‘이그제큐티브’ 트림은 F SPORT와 마찬가지로 차체 앞뒤에 하나씩 퍼포먼스 댐퍼를 적용했어요.


주행 중 차체 변형과 진동을 흡수해서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 향상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죠.


뿐만 아니라 신형 ES 300h는 리어 서스펜션 멤버 브레이스를 새롭게 설계해서 차체 강성을 강화하고, 조향 안정성과 승차감을 더욱 끌어올렸어요.

그 차이가 체감된다고 하면 거짓말인데요.


기존 ES 300h를 타본 지가 좀 됐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시내도로 위주로 시승하면서 ‘와~ ES 300h가 이렇게 좋았나?’ 여러 번 감탄했는데 그 이유가 합리적으로 설명된 셈이죠.

참고로 렉서스코리아는 신형 ES 300h 출시와 함께 이례적으로 액세서리 상품 ‘멤버 브레이스’를 소개했는데요.


차체 하부 일곱 곳을 좌우로 연결해 차체 강성을 높여주는 일종의 튜닝용 제품이에요.


최종 문의했을 때까진 아직 국내 시판 및 장착 가격이 나오지 않았지만, 기존 출고 고객도 구입 가능하다고 하니, 좀더 탄력 있고 단단한 주행감을 원하는 ES 고객이라면 관심 가져볼 만 하겠죠?

사실 이번 시승에서 새삼 ‘스트롱 하이브리드’에 대해서도 감탄하긴 했어요.


2.5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 기반으로 시스템 출력 218마력을 내는데, 기억하고 있던 것보다 넓은 범위에서 전기만으로 주행 가능했고, 컴포트 모드에서도 가속페달만 살짝 더 밟아주면 시원시원하게, 그러면서도 조용하고 매끄럽게 치고 나가는 쾌적함이 아주 좋았어요.


부분변경 LS 500h와 달리 이번에 파워트레인을 개선했다는 설명은 없었지만요.

불만도 있긴 해요.


엔진이 돌 때 가속페달을 통해 달갑지 않은 진동이 전달돼요.


엔진이 깨어날 때 가끔이지만 시끄러운 우왕 소리가 동반되구요.


그렇게 오랫동안 하이브리드기술을 연마해온 토요타가 어째서 고급세단에서 이런 소음과 진동을 내버려두는지는 일종의 미스터리인 것 같아요.

한편 보이지 않는 기술 업그레이드 부분으로는 다이내믹 크루즈 컨트롤의 커브 감속 기능을 들 수 있어요.


커브길에서 차량 속도를 억제해 안전한 주행을 돕죠.


그런가 하면, 주차 시 전ㆍ후방 사물과의 충돌위험을 감지하여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브레이크까지 제어해 충돌 방지를 보조하는 기능은 감지 범위가 보행자까지 확대 됐어요.

덤으로 하이패스, 2채널 블랙박스도 달아주어요.

렉서스 ES300h 연비가 우수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그래도 말할래요.


렉서스 ES 300h 복합연비는 17.2km/L이고 도심에선 17.3km/L로, 고속도로 연비보다 더 좋아요.


서울 시내 시승에선 오르막 방향(산 있는 방면)으로 달렸을 때 평균 15km/L대였지만 내리막(북쪽고갯길에서 남쪽 경부고속도로 방면)에선 30km/L 후반의 평균연비가 나왔는데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내리막에선 엔진 켜지 않고 전기모터 위주로 작동하기 때문에, 가속 중에도 순간 연비가 99.9km/L를 가리키거든요.


내리막이나 브레이크 페달 밟을 때는 회생제동으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에코모드+평지에 가깝다면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도 오토 글라이드 컨트롤로 아무 저항 없이 활공하듯 굴러서 연비를 향상시켜 주죠.


돈 아끼고, 지구를 조금이나마 덜 해하고, 주유소에 들릴 일도 좀더 뒤로 미루는 기분?

골프백 4개 들어가는 ES300h 트렁크

요즘 벤츠도 그렇고 현대차 제네시스도 그렇고, 고급차의 요소로 ‘시간’을 말하곤 하는데요.


고객이 이동을 위해 쓸데없이 빼앗기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좀더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죠.


그래서 말인데, 렉서스는 잔고장 없는 차로도 워낙 유명하잖아요.


최근에도 국내 소비자 대상 기획조사에서 수입차 부문 초기품질, 내구품질 1위를 모두 렉서스가 가져 차지했더라구요(2위는 토요타).


렉서스는 판매서비스와 AS 만족도도 1위라죠.


비록 국산 및 수입차 전체 ‘제품 만족도’ 1위는 볼보자동차가 가져갔다지만….

그만큼, 렉서스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은 수입차이고, 특히 ES 300h는 정비소와 주유소를 모두 멀리할 수 있는 좋은 차라고 할 수 있겠네요.


신형 렉서스 ES 300h 가격은 6190만원(럭셔리)부터이고, 시승차(이그제큐티브) 가격은 6860만원이에요.


참고로 22년식 벤츠 E클래스중 가장 저렴한 E 250 아방가르드 가격이 6730만원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