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차봇] BMW iX 40 시승기…미래에서 끌어온 텐션

차봇매거진
2021-11-24

BMW의 뜻 깊은 전기차 iX가 우리나라에 출시되었어요.


2018년 비전 i넥스트(Vision iNext )라는 콘셉트카로 선보인 지 3년여만이죠. 


순수 전기차는 BMW에게 전혀 낯설지 않아요.

이미 10년전에 ‘BMW i' 브랜드를 출범시켰고 우리나라에서도 2014년 국내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순수 전기차 i3를 출시했으니까요.


BMW i3는 그 자체로도 혁신적이었지만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고 BMW코리아가 나서 충전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우리나라 전기차 보급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맡으며 큰 공헌을 했어요.

BMW의 순수 전기차로서는 7년여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추가된 iX는 i3 못지않은 혁신성을 담고 있는데요.


BMW가 축약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진면목을 선보이는 iX는 ‘BMW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기술적 플래그십’이라는 점에서 i3와는 의미가 달라요.


BMW가 그 동안은 전통적 플래그십 모델인 7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기술이나 디자인 방향성을 선보이곤 했는데 이번에는 iX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는 뜻이죠.


때문에 벤츠의 ‘S클래스급 전기차’ EQS와 같은 급으로도 볼 수 있어요.


비록 형태는 많이 다르지만요.

가격 면에서도 EQS와 차이가 작진 않은데요.


국내 출시되는 벤츠(메르세데스-EQ) EQS는 450+ AMG라인 1억 7700만원이고 BMW iX는 트림에 따라 1억 2260만~ 1억 4630만원이거든요.


그리고 iX 첫인상은 ‘비싼 차’라는 느낌이 부족하다는 것인데요.


비슷한 가격대 7시리즈의 고급스러움이나 중후함은 물론 기존 BMW SAV(SUV) 모델들의 견고하고 강인한 분위기도 찾아볼 수 없어요.


그런데도 BMW는 꿋꿋이, iX 차체 크기에 대해 ‘X5의 길이와 폭, X6의 높이, X7의 휠 사이즈’라고 설명하니 더욱 이색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iX는 전동화뿐 아니라 플랫폼과 자율주행 기술의 진보를 바탕으로 단순 이동수단으로부터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진화해 나가는 과도기적 자동차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요.


전통적인 BMW 디자인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는 출발점을 가진 것이고, 그것이 남과 다른, 심지어 함께 등장한 iX3, i4등 최신 BMW 전기차들과도 동떨어진 iX만의 가치로 볼 수 있어요.


동력성능 면에서 이렇다 할 감흥이 없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죠.

이번에 시승한 iX는 하위 트림인 40 (iX xDrive40)이라서 더욱 그런 것 같구요.


iX 40은 전기차 특유의 힘을 과시하려다 헛발질 일삼는 풋내기 같은 모습 1도 없이 아주 세련되고 고상한 주행감각을 보여주었어요.


하지만 정지가속성능(소위 ‘제로백’)을 테스트하거나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을 때나 기대에 못 미치는 체감성능을 보일 뿐이지 실제 몸놀림은 결코 굼뜬 것이 아니거든요.  

특히 2.5톤 몸무게에 326마력이라는 수치를 생각하면 굉장히 가뿐하게 나간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앞뒤 모터의 합산 최대 토크가 64.2kg·m에 이를 뿐 아니라, 그걸 솜씨 좋게 풀어놓는 기술력 덕분이겠죠.


참고로 현재 iX는 모두 ‘xDrive’ 딱지를 달고 있는데요.


때문에 ‘BMW그룹 전기차 최초의 사륜구동 SAV’라고도 해요.

내연기관 X3를 개량해 만든 iX3는 뒷바퀴굴림만 있거든요.


비가 내린 뒤 해가 나왔다가 갑자기 우박이 쏟아지기도 했던 궂은 날씨에도 275/40 R22 사이즈 피렐리 P제로(옆차는 브리지스톤) 타이어를 끼운 iX는 한치도 흐트러짐 없는 몸가짐으로 든든한 안심을 주었어요.


고개를 넘어가는 굽잇길을 맹렬하게 – 하지만 쥐 죽은 듯 고요하게 내달릴 때도 말이에요.

스포츠 모드에선 ‘BMW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을 효과음으로 곁들일 수 있는데요.


영화음악 거장 한스 짐머가 BMW의 엔진 소리를 재해석한 거라고 하니 뭔가 색다른 것 같기도 하지만 역시 별 감흥은 없더라구요.


4D사운드를 지원하는 바워스&윌킨스 다이아몬드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동급 SUV및 플래그십 세단보다 더 뛰어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췄다는데 이번 시승에선 그걸 경험할 여유가 없었구요.

차의 크기나 무게에 맞춘 것 같은 크고 굵은 육각형 스티어링 휠은 격한 코너링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막상 굽잇길에 밀어 넣고 나면 손맛이 제법이에요.


지금까지의 BMW들과는 딴판으로 느껴졌던 차가 코너를 만나면 영락없이 BMW임을 확인시켜 주죠.

때문에, 스티어링 휠에 회생 제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변속 패들이 없는 것은 아쉽게 생각돼요.


그렇다고 주행 모드를 쉽게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시인성이 떨어지는 나무 패널을 더듬어 마이모드 버튼을 찾아 누른 다음, 터치스크린이나 크리스탈 i드라이브 컨트롤러를 이용해 원하는 모드를 선택해 주어야 하죠.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하는 메뉴를 찾아 들어가는 것은 더욱 어려운데요.


때문에 주행상황에 맞게 조절되는 ‘어댑티브’ 모드를 주로 사용하게 되죠.


내리막에서는 엔진브레이크처럼 회생제동을 강하게 해주고, 고속주행 중 가속페달을 늦출 때는 타력주행 위주로 작동하는 등 차가 알아서 맞춰주니 편리해요.

하지만, 전방에 차가 있을 때는 가속페달을 늦추자마자 강한 감속이 걸리는 등 예상과 다르게 작동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람이 차의 눈치를 살펴 적응해야 하는 (어댑티브) 모드인가 싶기도 해요.


필요하다면, 내연기관 BMW 차량에서 변속기 레버를 ‘S’로 옮기듯이 iX는 ‘D’에서 ‘B’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데요.

B 모드는 회생제동 강도를 최대로 높여 가속페달 조작만으로 ‘원-페달’ 가·감속이 되도록 하는 거라 익숙해지기 전에는 이질감이 더 클 수 있어요.


하지만 그와 별개로 iX에 적용된 새로운 통합 브레이크 시스템은 아주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작동해서 급제동이나 차가 완전히 멈춰 설 때의 거동 등에서는 불편함이 없었어요.

오히려 미흡한 부분은 주행 중 차체가 파르르 떠는 진동이 실내로 전달되는 것인데요.


잔 요철을 통과할 때 충격음은 무시할 수준인 반면, 페달이나 바닥, 시트를 통해 떨림이 느껴지는 것은 어색했어요.


iX가 중요시하는 ‘거실’ 콘셉트를 생각하면 더더욱 말이죠.

iX의 프레임은 7시리즈의 카본 코어(탄소섬유플라스틱), 롤스로이스의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고강도 강철 등 BMW그룹이 보유한 기술력을 동원, 다양한 소재 조합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궁합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iX 50에는 에어서스펜션이 기본 적용된다니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요.


iX 40도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뒤쪽이 무겁게 떨어지는 느낌이 예상보다 적어 좋았어요.


요즘 나오는 전기차들이 그렇듯이, 앞뒤 차축 사이에 무거운 배터리를 낮게 깔아 무게배분을 개선하고 무게중심을 낮춘 효과가 있겠죠.

그 관점에서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보닛인데요.


앞머리 존재감만 보면 V12 엔진 탑재한 롤스로이스 못지 않는데, 정작 사용자는 보닛을 열수 없게 되어 있어요.


보조 수납용 ‘프렁크’가 없고, 보닛 아래에는 (정비사들만 열어보면 되는) 전자 기계 부품들이 가득 차있다는 얘기죠.


그래서 워셔액 주입구도 BMW엠블렘에 감춰 놓았어요.


기술은 시야 밖에 있고 필요할 때만 모습을 드러낸다는 샤이테크 원리죠.

외부 도어핸들은 필요할 때만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안쪽에 숨겨진 전기스위치를 누르면 툭 하고 열리도록 했어요.


닫을 때는 마무리 동작을 알아서 해주는 소프트 클로징이구요.


실내에서 도어를 열 때도 버튼을 누르면 툭 열려요.


도어 아래쪽에는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릴리즈 레버가 있긴 하지만요.

(7시리즈 보다도) i3와의 연결고리를 보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카본 케이지 문틀을 넘어 차 안으로 들어서면, 역시 몹시 간소화된 실내 디자인을 만날 수 있죠.


전기차답게 실내를 가로지르는 센터터널이나 콘솔이 생략돼 넓고 쾌적한 느낌이 드는 건 기본이구요.


송풍구까지도 어쩌면 이렇게 심플하게 만들었는지!

버튼이나 레버 등 물리적인 조작장치는 가능한 한 감추었고 필요할 때만 터치스크린(또는 i드라이브, 또는 음성비서, 또는 제스처컨트롤)을 통해 사용하도록 했어요.


그냥 사용하면 되는 게 아니라 ‘찾아내서’ 사용해야 되는 것이 짜증을 유발하긴 하지만요.

이렇게 미니멀 디자인과 샤이테크를 강조한 차가 막상 터치스크린이 켜졌을 때 얼마나 복잡하고 산만한 메뉴 아이콘을 펼쳐놓는지를 보면 실소가 나올 정도인데요.


한편으론 BMW가 말하는 ‘필요할 때만 드러나는’ 샤이테크가 이거구나 싶기도 하구요.


그저 실내 온도를 조절하거나 통풍 시트를 켜고 싶을 뿐인데도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들여다보며 눈 돌아가는 경험을 해야 해요.

AI비서에게 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명령을 내리고, 인식하고, 제대로 동작하기 까지는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요.


무엇보다도 비서양반이 한국에 온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말귀를 잘 못 알아 듣더라구요.


너무나도 깔끔하게 한글화된 계기판 및 인포테인먼트,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대조되게끔 말이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부분에서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파킹어시스턴트 플러스를 기본 제공하고, 추후 파킹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기존세대 대비 더 향상된 리모트 컨트롤 파킹)을 국내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해요.


물론 차간거리나 차로중앙 유지는 잘 작동했고, 급하게 앞으로 끼어드는 차에 대해서도 능숙하게 대응했어요.


설정 항목 중 차선변경 보조도 있던데, 운전자 명령에 따라 ‘능동적으로 차로를 변경해주는’ 기능은 작동하지 않았구요.

(우스개 소리로) 도어패널로 자리를 옮긴 시트 조절 스위치가 벤츠, 센터콘솔의 나무와 크리스탈이 볼보 감성이라면 트렁크 덮개에 달린 테일라이트와 트렁크 안쪽 보조 후미등은 아우디 감성인데요.


차체 위쪽은 공기역학적으로 뒷부분이 좁아지지만 아래쪽은 커다란 바퀴와 함께 떡 벌어진 어깨형상을 이루죠.

트렁크 기본 적재용량은 500리터로 기아 셀토스 수준이고 트렁크 바닥판 아래로도 약간의 수납공간이 있어요.


최대 1750리터까지 확장 가능하구요.

뒷좌석 등받이는 전기 스위치로 간편하게 접을 수 있지만 원위치 시킬 때는 꽤 무거운 편이에요.


뒷좌석은 앞뒤로 움직이거나 등받이를 뒤로 기울일 수는 없어요.


대신 동일한 마감 재질을 도어 패널까지 확장해서 라운지 체어 분위기를 만들죠.


운전자 관점에선 후방시야가 고약하지만 뒷좌석 공간은 바닥이 평편하고 센터콘솔도 튀어나와있지 않고 천장까지 높아서 쾌적해요.


BMW iX 시승 동영상 - 파노라마 글라스루프 스카이 라운지

유리지붕은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다 불투명 상태에서도 밝은 실내 분위기를 만들어주죠.


그러고 보니 뒷좌석 좌우 독립 온도조절과 열선 기능은 물리버튼이고 송풍구도 기존 디자인 그대로네요.

전기차는 겨울철 난방이 쥐약인데 iX는 히트 컴포트 패키지로 전기차 배터리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최적화된 실내온도를 제공해요.


대시보드 아래쪽과 앞뒤 도어 트림이 열을 내는 건데요.


금방 차이가 느껴질 정도로 효과적이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7~8년전 BMW i3 미디어 행사 때도 히트펌프와 함께 이런걸 개발 중이라고 보여준 기억이에요.

이번에 출시된 BMW iX는 xDrive40, xDrive50인데요.


각각 최고출력은 326마력과 523마력, 시속100km까지 가속시간은 6.1초와 4.6초,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13km와 447km에요. 


가격은 iX40이 1억2260만원, iX50이 1억4630만원이구요.


약600마력을 내는 iX M60은 내년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