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시승기

차봇매거진
2021-02-25

요즘은 프리우스, 니로 같은 하이브리드 전용 차가 아니더라도 세단, SUV 등 다양한 종류의 하이브리드를 만날 수 있는데요.

특히 전기 시스템 역할이 아주 제한적인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급격히 늘고 있죠.

유럽시장 중심으로 강화된 규제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채택하는 모양새지만, 바꿔 말하면 그만큼 효과가 있다는 뜻입니다.

이번에 차봇 매거진이 만난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마일드? 아니죠. ‘스트롱 하이브리드’에요.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제대로 된 하이브리드’라고 할 수 있는 방식인데, 풀(Full) 하이브리드라고도 하죠. 앞서 말한 프리우스, 니로가 여기 해당됩니다.

(스트롱) 하이브리드 세단 대명사는 토요타 캠리(혹은 렉서스 ES)를 꼽을 수 있을 텐데요.

혼다도 나름 오랫동안 하이브리드카를 만들어왔고, 어코드 하이브리드 역시 이번에 처음 나온 차는 아닙니다.


최근 CR-V 하이브리드가 혼다 최초 하이브리드 SUV로 국내 출시되면서, 같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하는 어코드도 살짝 바뀐 신형이 들어온 건데요.

혼다코리아가 ‘파워풀 하이브리드’라고 강조하는 혼다 독자 개발·생산 하이브리드 시스템 특징은 무엇보다도 ‘강력한 전기모터가 주연을 맡고 엔진은 거들뿐’이라는 것이에요.

토요타·렉서스를 비롯한 대다수 하이브리드카가 엔진이 주역이고 전기시스템은 거드는 수준인 것과 비교되죠.

뿐만 아니라 흔히 토요타식이라고 하는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이라는 점을 내세우는데요.

전기모터가 강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행영역을 커버할 수 있고, 엔진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 역할을 할 때나 정속 주행처럼 내연기관 효율이 아주 높을 때만 작동하는 원리입니다.

특히 앳킨슨 사이클로 효율을 높인 2.0리터 가솔린 엔진(145마력)이 구동을 맡는 고속 정속 주행 때는 E-CVT 변속기를 직결시켜 효율을 높인답니다.

캠리 하이브리드 2.5리터 엔진 178마력, 모터 120마력

어코드 하이브리드 2.0리터 엔진 145마력, 모터 180마력

전기모터 혼자 구동을 맡는다고 보면 180마력 수치는 딱히 강력하게 다가오지 않는데요.


넉넉한 중형세단 덩치에다가, 하이브리드카가 피할 수 없는 추가 중량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죠.

하지만 전기모터는 토크가 좋잖아요.

어코드의 경우 그랜저 2.5보다 3.3에 가까운 32.1kg·m의 비트는 힘을 냅니다.

그래서 어코드 하이브리드 주행 느낌은 ‘빠르다’ 보다 ‘부드럽다’ 입니다.

민첩하게 치고 나간다기 보단 매끄럽게 나가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 높습니다.

이건 전기모터가 주력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인데요.

보통 하이브리드카는 전기 힘으로 출발했다 하더라도 금방 엔진이 끼어들어 주도권싸움을 하듯 티격태격 하는 경우가 잦잖아요. 운전자는 소외감 이질감을 느끼고요.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그렇지 않다는 데 장점이 있습니다.

혼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명칭은 ‘스포츠 i-MMD’지만, ‘스포츠’나 ‘파워풀’ 같은 수식어에 현혹돼 높은 성능을 기대하지만 않는다면 더욱 만족감이 높겠어요.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 계기판 변화는 전혀 드라마틱 하지 않지만 - 좀더 빠릿 해지긴 합니다.

특히 이번 부분변경을 통해 가속 반응성을 튜닝 했거든요.

여기에 스포츠모드에 맞게 묵직해진 스티어링 휠과 액티브 컨트롤 댐퍼 적용 하체까지 스포티함을 더하죠.

변속 패들로 회생제동 강도를 높이면 적극적으로 기어를 낮춘 기분을 낼 수도 있구요.

하지만 거칠게 몰아붙이려고 하면 모터와 엔진의 역할에 좀더 주목하게 되는데요.


전기모터가 주력이라지만 가속에 따라 엔진회전수도 덩달아 높아지도록 되어있어 은근 혼란스럽습니다.

가속페달 조작과 엔진 회전의 불일치가 나타나는 ‘고무줄’ 현상을 이번 부분변경을 통해 개선(연료분사제어 변경)했다는데, 어쩐지 언행 불일치는 커진 것 같다고 할까요.

일부러 신경 쓰지 않는다면 엔진 온·오프나 파워트레인 전환에 대해 느낄 틈이 없지만, 계기판 또는 내비게이션 화면에 하이브리드 시스템 작동 상황을 표시하고 운전하다 보면 머릿속이 굉장히 복잡해집니다.

혼다 설명에 따르면 ‘EV 모드’는 물론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도 구동은 전기모터가 전담하는데요.

그렇다고 엔진이 마냥 쉬고 있지는 않아요. 모터가 제대로 힘을 쓰려면 그만큼 배터리를 충전해 놓아야 하니까요.

전기차에 작은 발전기만 붙여놓은 시스템은 아니다 보니 배터리 용량은 제한적이고, 그만큼 엔진은 바쁘게 작동하게 됩니다.

따라서 부지불식간에 엔진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건 다른 하이브리드카와 마찬가지인데요.

작동이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조용하긴 합니다.

특히 정차 중 엔진이 갑자기 깨어나며 ‘굉음’으로 정적을 깨드릴 때, 소음이 낮아 거부감이 적어요.


상대적으로 낮은 회전수로 억제한 듯 합니다.

배터리 잔량이 충분할 때는 고속도로 제한속도에서도 전기모터만 구동하는데요.

모니터 그래픽이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 줄 아는 거지, 사실 고속에선 엔진으로 구동하더라도 소음 차이가 없어요.

엔진 소음이 바람소리, 노면 마찰음에 묻히니까요.

엔진소음을 상쇄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효과도 있겠구요.

가속, 감속 모두 부드럽지만 시승차는 멈춰 설 때 브레이크에서 서걱거리는 소음이 들리곤 했는데요.

눈이 내렸다가 거짓말처럼 개어버린 날씨와 연관이 있을 수 있어요.

도로에서 만난 제설차를 피해보려 했지만 결국 제설제를 뒤집어썼거든요.

전방 레이더 센서에 눈이 얼어붙고 눈 덮인 도로는 차선이 보이지 않게 돼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을 비롯한 첨단 운전자 보조장치(ADAS)들이 줄줄이 먹통이 되기도 했는데요.

작동불능 상태가 되기 전후로는 ADAS(‘혼다 센싱’)에 대한 만족감이 높았습니다.

기존 어코드도 ADAS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신형은 더욱 강화됐어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차로 중앙유지 보조 등을 스티어링 휠 스포크 버튼들로 간편히 조작할 수 있고, ACC의 속도를 줄여 멈추는 동작이나 차로를 따라 회전하는 성능이 향상됐어요.

운전 중 버튼 위치가 헷갈려 잘못 누르곤 했지만 익숙해지면 나아지겠죠?

신차는 차체 뒤쪽 양측에 레이더를 추가해 후측방 경보, 크로스트래픽(후방 교차주행 차량감지) 기능도 제공하구요.

주차장 등에서 실수로 전후방 장애물을 충돌하지 않도록 돕는 저속 브레이크 컨트롤도 지원하게 됐습니다.

시승 중엔 체감할 일이 없었지만 후진 시 사이드미러 자동 하향, 앞좌석 통풍 시트, 스티어링 휠 열선도 이번에 추가됐다고 해요.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도요. 이건 리모컨에 내장된 원격 시동기능이랑 콤보로 사용하면 눈오는 날 노상 주차시 요긴할 듯 합니다.

그런가 하면 오디오 스피커는 8개에서 10개, USB 단자는 2개에서 4개로 늘었군요.

ADAS는 물론 편의장비도 충실하게 잘 갖춘 셈인데요.


대중적인 수입차는 이런 부분이 약하기 쉬운데 말이죠.

에어백은 1열 무릎에어백 2개를 포함 총 8개구요.


도어트림의 일부 단단한 플라스틱을 제외하면 마감도 봐줄 만 합니다.


신선한 맛은 적지만 전체적인 실내 구성이 미국 시장용으로 만들어진 미국산 수입차라는 사실을 잊게 될 정도로 자연스럽더라구요.

어코드 혹은 어코드 하이브리드만의 특징은 아니지만 버튼식 변속기 조작장치가 첨단 자동차 감각이고, 운전자세나 운전석 주변도 늙수그레하지 않아요.


전자식 주차브레이크와 오토홀드 기능 있어서 도심 주행도 편리하죠.

8인치 (안드로이드) 디스플레이 오디오는 한글을 깔끔히 지원하는데요.


아틀란 3D 내비게이션 화면은 또렷하게 보이지 않구요.

대신 안드로이드오토로 연결된 카카오 내비는 선명하게 보였어요.


다른 화면 보다가 지도 버튼 누르면 카카오 내비 아닌 아틀란 지도로 넘어가서 번거롭긴 합니다.


카카오 내비 길안내(턴 바이 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도 나타나요.

뒷좌석 열선은 3단이고, 뒷좌석 모니터링 기능이 추가돼서 승객 방치 사고나 안전벨트 미착용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요즘 하이브리드카 답게 구동 배터리는 뒷좌석 아래 배치했어요.

운전할 때 종종 뒤쪽에서 쉬이익 하는 (냉각 팬) 소리 들립니다.

센터터널이 높긴 하지만 공간은 요즘 중형차답게 넉넉해요. 하이브리드로 인한 제약은 없죠.

트렁크 공간도 일반 자동차나 다름없이 넓게 활용할 수 있구요.

폴딩까지 가능합니다. 차박 할 때 좋겠죠 ...?

서울 양재동을 출발해 인천 영종도까지 왕복하는 구간에서 어코드 하이브리드 연비는 17.4km/L 나왔어요. 혼자 탔고, 도로가 미끄러워 특히 안전 운전을 해서 정속 주행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참고로 어코드 하이브리드 복합연비는 17.5km/L, 도심 18.0km/L, 고속도로 17.0km/L입니다.

전기차를 타고 싶지만 현실적 타협으로 하이브리드카를 고려하는 이, 혹은 기존 하이브리드카의 복잡한 시스템으로 인한 이질감에 질린 이라면 ‘전기모터가 주연인’ 어코드 하이브리드도 한번 타보시길 권합니다.

2021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가격은 4570만원 입니다